대한민국 재계 지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15년 가까이 공고하게 유지되어 온 '5대 그룹' 체제가 깨지고, 한화그룹이 당당히 재계 순위 5위에 올라섰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1. [데이터] 2026년 기업집단 순위 현황
| 순위 | 기업집단 | 자산 총액 | 변동 |
|---|---|---|---|
| 1 | 삼성 | 695.7조 원 | - |
| 2 | SK | 421.9조 원 | - |
| 3 | 현대차 | 320.8조 원 | - |
| 4 | LG | 186.2조 원 | - |
| 5 | 한화 | 149.6조 원 | ▲ 2 (7위→5위) |
| 6 | 롯데 | 142.4조 원 | ▼ 1 |
| 7 | 포스코 | 140.5조 원 | ▼ 1 |
| 8 | HD현대 | 89.1조 원 | - |
2. 한화의 승부수: 방산과 조선의 '수퍼 사이클'
한화의 '퀀텀 점프'는 철저한 산업 구조 재편과 선제적 투자의 결과입니다.
- 선제적 포트폴리오 조정: 한화는 2022년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집중시킨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HSD엔진을 잇따라 인수하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 글로벌 영토 확장: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와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 지분 확보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 역대급 수주 잔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무기 수요 급증과 친환경 규제로 인한 선박 발주 증가라는 '수퍼 사이클'을 정확히 타격했습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합산 수주 잔고는 85조 원에 육박합니다.
3. 롯데와 포스코의 고전, 그 원인은?
기존 강자들은 주력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느라 고전하고 있습니다.
- 롯데의 이중고: 유통 시장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강점이 약화되었고, 그룹의 핵심 축인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리며 자산 규모가 소폭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 포스코의 정체 : 철강 부문에서의 글로벌 저가 경쟁과 더불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현상을 만나면서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두 그룹 모두 현재는 확장보다는 구조 조정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4. K-방산·조선 효과: 실속 있는 수익성
자산 규모뿐만 아니라 당기순이익에서도 방산·조선의 위력이 나타났습니다.
- 한화 당기순이익: 4조 5,420억 원 (전체 5위, LG 4.1조 원 추월)
- HD현대 당기순이익: 4조 6,840억 원
5. 향후 전망: 지각변동은 현재진행형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순위에 AI 전환이라는 산업 변화와 보호무역 확산, 지정학적 변수가 고스란히 반영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화는 이제 4위 LG를 약 37조 원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방산·조선의 호황과 공격적인 투자 속도라면, 상위 4대 그룹 중심의 체제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2026년 이후의 재계 순위는 AI와 친환경 에너지, 그리고 방위산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엔진으로 떠오른 한화의 독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